젊은 날에 미인, 미남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이 있다. 미모는 대개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것이지만 젊음은 세월 따라 사라지게 마련이다. 나이가 들어도 이처럼 타고난 아름다움을 계속 유지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나이가 들기도 전에 자신의 색을  잃고 어둡게 사는 사람도 있다고 본다.

    일제 강점기에는 화장품이 별로 없었던 때였지만 깨끗한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의 비누로 세수하고 지나갈 때 나던 그 풋풋한 향기가 기억난다. 80년도 더 된 옛날의 일이지만 그 향기는 그들의 순수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남자나 여자나 곱게 늙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본다. 게으른 탓에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내버려두면 아름다움은 상처를 입기 쉽다는 속담도 있지 않던가. “Beauty is a fragile virtue” - 유명한 영어의 속담이다. 비싼 화장품이나 명품 옷 등이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나이에 걸맞은 자신만의 미를 간직하려는 노력이 그가 타고난 아름다움에 빛을 가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신체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이 필수라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지만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된다. 좀 더 거창하게 말하자면 여자이건 남자이건 외모만 중요한 게 아니라 과연 인간답게 도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느냐 아니냐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마지막 기준이 되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점수가 낮은 사람이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 한 가지를 명심하면 이 세상은 훨씬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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