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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記者 김동길
 
 

31살의 젊은 나이에 이 세상을 하직한 천재적인 여류작가 전혜린(1934-1965)의 수필집의 제목이 바로 이것이다.  그 수필집을 읽은 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그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제목만은 잊을 수가 없다.

 

전혜린처럼 재능이 뛰어난 여자는 드물 것이다. 나의 젊은 시절에는 전혜린처럼 천재를 타고난 남자도 없었던 것 같다. "황천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던 나도향(1902-1926)은 배재학당 출신으로 경성 의학전문학교를 중퇴하였는데 그의 짧은 24년의 삶도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다채로운 생애였다고 할 수 있다. 

 

동서를 막론하고 천재들은 빨리 세상을 떠나는 것 같다. 전혜린은 경기여고를 마치고 서울 법대를 지망했는데,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입학시험 때 수학 성적이 0점이었다고 한다. 한 과목이라도 0점이 있으면 입학이 불가능한 관례가 있었지만 다른 과목의 성적이 하도 우수하여서 교수들이 회의를 하여 특례를 만들어 그는 전체 2등 성적으로 법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고 한다.

 

파란만장했던 천재 전혜린의 얘기를 더 할 수는 없지만 나는 한평생 그가 남긴 한 마디,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기억하며 살아왔고, 나도향의 '황천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는 무서운 한마디 또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천재란 그런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기사입력: 2020/01/20 [05:09]  최종편집: ⓒ 국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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