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
전체기사보기
> 사설·성명·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우리를 슬프게 하는 <중앙일보>의 기발한 상상력
남북대화를 해서 한미 공조에 구멍을 내어서라도 미국의 대북 압박 실효성을 반감시키면 북한의 도발 중단이 이뤄진다?
 
記者 조갑제
 
 
강도가 권총을 들고 위협을 하는데 권총도 없는 주인이 경찰과 협조할 것인지, 강도와 협조할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다.
오늘자 <중앙일보>의 남북관계 보도는 정말 연구 소재이다. 언론이 이런 수준의 상상력도 펼칠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1면 머리기사는 <美 대북제재에 정부 ‘지지’ 대신 ‘평가’>이다. <남북대화 분위기 고려 수위 낮춰… 청와대가 논평 조율>이란 副題(부제)가 눈에 뜨인다.

외교부 노광일 대변인이 낸 논평이 기사의 초점이다. “美 정부의 행정명령이 금번 소니社 해킹 건을 포함한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조치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논평에 대하여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對北 제재 조치에 대해 외교부가 “지지한다”는 표현 대신 “평가한다”는 표현을 쓴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관계를 고려한 입장 표명”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당국자는 “美 정부가 북한 소행이란 결론을 내리기까지 피해상황 공유 등 한·미 간 여러 협의가 있었기에 북한이 한 것이라는 결론 자체에는 우리도 쉽게 동의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새로운 제재에 대해선 남북관계 등을 생각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폭 지지’ 같은 표현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한 발짝 물러서 ‘평가’라는 단어를 쓴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조치인 것으로 평가한다”는 말을 줄이면 對北 제재를 지지한다는 뜻이다. 큰 차이가 없는 표현인데도 이걸 굳이 부각시켜 김정은의 조건부 회담용의 표명에 호응하는 편집을 했다.

이 기사에 붙은 국립외교원 美洲(미주)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김현욱 교수의 논평이 머리를 아프게 한다.

“북한은 올해 핵 동결 카드를 이용해 미국·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꾀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로선 한·미 공조를 우선할 것인지, 남북대화에 무게를 둘 것인지 결단의 순간이 온 것”이라고 말한 김 교수는 “이번처럼 고민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텐데 한국이 미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만 따라가기보다는 먼저 남북관계를 치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핵무기가 없는 한국에 대해 이 사람은 (핵우산을 제공하는) 한미공조가 우선인지, (거짓말의 잔치판인) 남북대화가 우선인지를 결단해야 한다고 말한 셈이다. 강도가 권총을 들고 위협을 하는데 권총도 없는 주인이 경찰과 협조할 것인지, 강도와 협조할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다.

‘미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라는 말도 부정확하다. 미국 정부는 자신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정권에 대하여 자위적 조치를 취한 것뿐이다. 이걸 ‘강경 기조’라고 비난하듯 말할 수 있나?

<북한은 올해 핵 동결 카드를 이용해 미국·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는데 北이 멋대로 파기한 핵 동결 약속 책상 위에 쌓여 있는데, 중앙일보라면 몰라도 미국과 중국이 또 속을까?

이 신문의 5면은 <‘5·24 해제’ 바라보는 박 대통령 시선 부드러워졌다>가 머리기사이다. 대통령이 지난 2일 신년 인사회에서 한 원론적 말에 상상의 날개, 그것도 기자의 희망적 관측을 덧붙인 해설이었다. ‘정부, 미국의 대북 제재 슬기롭게 대처해야’라는 제목의 사설 마지막 문단은 이렇다.

<남북대화가 미국의 대북 압박 실효성을 반감시키는 대신 북한의 도발 중단과 한반도 긴장 완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남북관계 개선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게끔 창의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남북대화를 해서 韓美 공조에 구멍을 내어서라도 미국의 대북 압박 실효성을 반감시키면 북한의 도발 중단이 이뤄진다? 북한의 도발 중단은 對北 압박이 강해야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이고 역사가 증명한다. 미국의 對北 압박을 무효로 만들어야 북한의 도발 중단이 가능하다는 희망은 꿈도 아니고 創意(창의)도 아니며 空想(공상), 妄想(망상), 배신이다.

김정은의 하나마나한 조건부 대화용의 표명에 다수 언론이 <중앙일보>처럼 호들갑을 떤다. 한국 언론이 북한노동당의 對南 공작에 중요한 자원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여실이 증명됐다.

朴 대통령이 자신이 말한 ‘찌라시 보도’ 수준의 饒舌(요설)에 넘어가지 않기를 빌어야겠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기사입력: 2015/01/05 [13:58]  최종편집: ⓒ 국제타임스
 
 
민간인 여러분 국가가 내려준 칼끝을 공직자들과 재벌들에게 겨눕시다
이전 1/60 다음
개인보호정책 기사제보 보도자료

등록번호:서울아01027|등록일자: 2009년 11월 13일
|회장;김원철|부회장;김종길|발행인:신상돈|편집위원장:이배영|주필:천상기|편집국장:주하영|본 신문의 기사 내용과 사진의 관계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실황 영상 내용 등은 본 신문의 뜻과는 무관합니다. 본 기사 외에 발언 내용들은 발행인 시위-집회 발언 초안들입니다. E-mail - wbctimes@hanmail.net 주소: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미도파광화문빌딩 503-504호 :02-3148-0111